[인사이트] 인지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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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의 지드래곤 광고 관련해서 인지도가 높아졌으니 성공한 캠페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현대 마케팅 지식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본다.
과거에는 'any publicity is good publicity'라는 격언이 있었다.
알려지기만 하면 일단 좋은 것이라는 것.
그런데 이런 말이 나온 배경을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이 나온 것은 황색언론 시기로, 마케팅 업계로 넘어오게 된 것은 1950년대 광고 대행사들이 밀집해 있었던 미국 Madison Ave.에서 퍼지면서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정말 광대한 땅덩어리의 거대한 시장이고, 수많은 브랜드가 명멸하는 곳이다. 신문사도, 방송국도, 출판사도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광고가 올라가는 채널이 셀 수 없이 많고, 지역별로 극심하게 파편화돼있다.
그런 곳에서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들어본 브랜드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고, 어떻게든 한 번 알려진다면 등장하고 사라지는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언젠가 본 적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한 번 인지도가 생기는 것은 정말 귀중한 자산이었다.
그러나 현대 한국의 맥락을 살펴보면 상황이 매우 다르다.
자체 광고를 받아 돌리는 방송국이 수십개에 불과하고, 주요 언론사 중심으로 미디어가 밀집돼있으며, 네이버/카카오/메타/구글 정도로 온라인 광고의 출처가 한정돼있다.
브랜드의 수가 미국에 비하면 훨씬 적고, 명멸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미국에 비하면 훨씬 적은 인구가 훨씬 좁은 땅덩이 내에서 매우 밀집된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빽빽하게 연결돼있고, 그로 부족해 소셜미디어로 통해 더더욱 밀도 높고 강하게 연결돼있다.
매일 소셜미디어, 카톡방, 텔레그램방, 카페, 밴드 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의견이 강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환경이니 미국 시장에 비해 한국 시장에서는 알리는 것이 훨씬 쉽다.
반면 어떤 성격의 인지도냐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부정적인 인지는 고밀도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박제되고, 공유되고, 회자된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앞장서 비판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퍼나르는 역할이 아주 익숙하다.
그러니 어떤 인지든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인지의 성격이 매우 균질하고, 미국에 비해 훨씬 오래동안 유지된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뤼튼의 지드래곤 광고는 과연 의미가 있었을까?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스타트업이 우주대스타 지드래곤을 광고에 쓰는 것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인지를 줬을까?
광고 지면을 통틀어 무얼 하는 회사인지 전혀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뤼튼은 일단 사용자층이 30대, 20대, 40대 순으로 많은 제품/서비스이다.
그리고 AI 솔루션이기 때문에 이미지보다 성능과 가성비가 중요한 제품/서비스에 해당한다.
그러다 보니 타겟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이미지나 단순 인지도 중심으로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광고가 한창 돌던 당시에도 뤼튼의 광고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지 못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고, 지드래곤마저도 그 여파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갔을 정도다.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드래곤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모델을 활용할만한 결과였는가에는 의문이 든다.
이처럼 현대 한국에서의 광고는 예전처럼 그냥 인지도만 키우는데서 끝나면 안된다.
사람들 머리 속 해당 브랜드의 기억이 어떻게 쌓일지를 고민해야 하고,
고객을 고려해서 그들이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맞출 필요가 있다.
또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어떤 광고를 어떤 채널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 할 것인지 고민하는게 중요해졌다.
그 모든 것이 결국 박제되고, 공유되고, 기억되기 때문이다.